호신술 대학 강사에 벌금형
최근 격투기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 불감증엔 ‘빨간불’이 켜져 있다.
이에 경종을 울리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 8단독 서정희 판사는 수강생에게 안전장비를 착용시키지 않고 일대일 대련을 시켰다가 심하게 다치게 한 강사에게 “수강생들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사건은 2016년 12월 서울 소재 A 대학교 1층 태권도장에서 일어났다. 교양 수업으로 이종격투기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고 격투기를 배워보려는 학생들의 열기는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그것도 잠시, 이 대학교 체육학과에서 호신술을 가르치던 권모(44) 씨가 수강생 S(22) 씨에게 일대일 대련을 시킨 직후 벌어진 사고로 체육관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S 씨는 낭심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련을 펼쳤고, 상대방에게 발로 고환을 걷어차이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하며 체육관 바닥에 쓰러진 S 씨는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고환의 75%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권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상.
재판부는 “이종격투기 수업엔 발차기가 기본동작으로 포함돼 있고, 수강생 대부분이 체육 전공자가 아닌 초보자였기에 발차기를 하는 과정에서 고환이 가격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다”며 “수강생들이 보호대를 제대로 착용했더라면 이 같은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킥복싱, 무에타이, 주짓수(브라질 무술) 등 격투기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은 갈수록 늘고 있다. 타격을 주고받고 관절을 꺾는 등 위험한 기술이 구사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은 스포츠다. 그만큼 보호장비 착용과 사고 예방 교육은 필수적인데 권 씨는 학생들의 안전을 등한시했고, 고환을 절제한 S 씨는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스포츠안전재단이 2016년 8월 공개한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격투기(66.7%)는 축구(7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부상 경험률을 기록했다. 실제 격투기 도장에선 수강료 일부를 원생들의 보험 가입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보호대 착용 등 기본적인 사고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태규 대한종합무술격투기협회 사무국장은 “격투기를 배워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난 만큼 수업 전 안전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특히 안전하게 격투기를 즐기기 위해선 불편하더라도 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최근 격투기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 불감증엔 ‘빨간불’이 켜져 있다.
이에 경종을 울리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 8단독 서정희 판사는 수강생에게 안전장비를 착용시키지 않고 일대일 대련을 시켰다가 심하게 다치게 한 강사에게 “수강생들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사건은 2016년 12월 서울 소재 A 대학교 1층 태권도장에서 일어났다. 교양 수업으로 이종격투기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고 격투기를 배워보려는 학생들의 열기는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그것도 잠시, 이 대학교 체육학과에서 호신술을 가르치던 권모(44) 씨가 수강생 S(22) 씨에게 일대일 대련을 시킨 직후 벌어진 사고로 체육관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S 씨는 낭심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련을 펼쳤고, 상대방에게 발로 고환을 걷어차이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하며 체육관 바닥에 쓰러진 S 씨는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고환의 75%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권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상.
재판부는 “이종격투기 수업엔 발차기가 기본동작으로 포함돼 있고, 수강생 대부분이 체육 전공자가 아닌 초보자였기에 발차기를 하는 과정에서 고환이 가격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다”며 “수강생들이 보호대를 제대로 착용했더라면 이 같은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킥복싱, 무에타이, 주짓수(브라질 무술) 등 격투기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은 갈수록 늘고 있다. 타격을 주고받고 관절을 꺾는 등 위험한 기술이 구사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은 스포츠다. 그만큼 보호장비 착용과 사고 예방 교육은 필수적인데 권 씨는 학생들의 안전을 등한시했고, 고환을 절제한 S 씨는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스포츠안전재단이 2016년 8월 공개한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격투기(66.7%)는 축구(7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부상 경험률을 기록했다. 실제 격투기 도장에선 수강료 일부를 원생들의 보험 가입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보호대 착용 등 기본적인 사고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태규 대한종합무술격투기협회 사무국장은 “격투기를 배워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난 만큼 수업 전 안전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특히 안전하게 격투기를 즐기기 위해선 불편하더라도 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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