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호재 안고 증시상장 노려
거래 시작되면 1兆 돌파 예상
SM·JYP 시가총액 넘어설 듯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 앨범차트 1위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이 연예기획사 꿈의 고지인 ‘시가총액 1조 원’ 시대를 다시 열지 관심이 쏠린다.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는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 4월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 25.71%를 약 2014억 원에 취득했다.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약 8000억 원으로 계산한 셈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인기를 고려할 때, 상장 후 거래를 시작하면 시가총액은 쉽게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히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24억 원, 325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63%, 214%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소위 가요 3대 기획사인 SM, JYP, YG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은 세 곳을 크게 앞질렀다. ‘흙수저 그룹’의 반란이라 할 만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세 기획사의 시가총액(28일 종가 기준)은 각각 8885억 원, 7986억 원, 4983억 원. 현 방탄소년단의 위상이라면 이미 이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스타 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한 연예기획사에서 ‘1조 원’은 상징적 수치다. SM, YG가 한때 1조 원을 넘은 적이 있지만, 다시금 그 아래로 내려앉았다. JYP를 이끄는 박진영 프로듀서는 언론 인터뷰에서 “1조 원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곤 한다.

스타를 기반으로 한 회사가 이같이 높은 가치 평가를 받기 어려운 이유는 매출의 중심이 틀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닌 규격화와 통제가 어려운 ‘인간’이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재계약 불발, 군 입대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할 경우 매출이 곤두박질친다. 일례로 지난 2014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가 소속사인 S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주가가 가격제한폭(14.87%)까지 급락했다. 이날만 시가총액 1126억 원이 증발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현재 이 회사의 매출은 방탄소년단에 집중돼 있다. 연습생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신인 그룹을 론칭할 여력이 부족하다. 코스닥에 상장된 한 연예기획사 이사는 “인기가 높을수록 작은 구설 하나로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연예기획사에서 보다 안정적 경영을 위해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특히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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