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코너도 문제였다. 이서원 음주난동 소식을 전하면서 경찰관의 실루엣 이미지를 방송했는데 그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이미지였다. 한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나 일베 이미지를 방송한 황당한 사건이었다.
바로 직전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이 있었다. 이영자 어묵 먹방에 뉴스 화면이 합성됐는데, 그것이 세월호 사건 뉴스 화면이었다.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이라며 조롱했었기 때문에, 당연히 일베 논란이 터졌다.
MBC는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참여시킨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고, 조연출의 과실이라는 발표와 징계안까지 내놨지만 비난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전엔 SBS ‘캐리돌 뉴스’ 파문이 있었다. 타임지 표지에 오른 우리 대통령들을 소개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가 문제였다. 타임지 표지에 ‘Go To Hell Mr. Roh(지옥에나 가라, 미스터 노)’라고 적혀 있었다. 일베 회원이 악의적으로 조작한 이미지를 가져다 쓴 것이다. 거센 비난이 일었고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이외에도 일베 이미지 논란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랬던 것이 최근 ‘전지적 참견 시점’ 사태에 이어 ‘연예가 중계’가 한 회에 두 차례나 일베 이미지를 방송하자 여론이 폭발했다. 관련자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강력 처벌 요구가 나온다.
일베 이미지를 쓴 경우는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요즘 예능은 수많은 이미지를 차용해 합성하는데 일일이 검증을 못 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찾을 때 문제가 생긴다. 일베 회원들이 교묘하게 조작한 이미지들이 퍼져 있는데 그걸 걸러내는 게 힘들다. 심지어 외국 방송사도 일베 이미지를 쓴 적이 있다. 애초에 이미지들을 조작해 퍼뜨려 놓은 일베 회원들이 문제다. 제작진이 과거보다 훨씬 공들여서 검증하는 수밖에 없다.
‘전지적 참견 시점’ 사건의 경우는 조연출의 부주의로 세월호 이미지와 어묵이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의 ‘무개념’이 화를 부른 사례다. 방송 제작을 하려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한 기본 개념 정도는 탑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고에 과민반응하는 네티즌도 문제다. 무조건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그랬다며 해고 등 제작진 강력 처벌, 프로그램 폐지 등을 요구한다. 이미지 검색을 소홀히 한 것이나, 책임자가 조연출의 부주의 등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문제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일베로 낙인찍어 매장할 정도는 아니다. 프로그램 폐지도 너무 심하다. ‘캐리돌 뉴스’는 질 좋은 작품이었는데 어이없는 실수로 폐지당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제작진엔 보다 세심한 주의가, 네티즌엔 냉정함이 요청된다. 모두에게 ‘개념’이 필요하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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