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등 美 협상팀 호텔 나서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놓고 실무회담을 진행 중인 미국 측 협상팀은 29일 오전 차량에 나눠 타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숙소를 떠났다. 이들은 숙소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에 탑승해 빠져나가고, 호텔 보안팀에 요청해 취재진의 접근을 막는 등 회담 내용 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미국 측 협상팀을 이끄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53분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함께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차량 번호판(001)을 단 검은색 세단을 타고 숙소인 포시즌스 호텔을 빠져나갔다. 이보다 10여 분 전인 9시 40분쯤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역시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차량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호텔을 떠났다.

이 차량들은 오전 9시 10분쯤 호텔에 도착해 지하 주차장에서 미국 협상팀을 기다렸다. 하지만 취재진이 차량 주변에서 협상팀을 기다리고 있자 미국 협상팀은 호텔 보안팀에 요청해 취재진을 지하 주차장에서 떠나게 한 뒤에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들은 지난 27일부터 판문점 통일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미·북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다. 이들은 28일에는 별도의 회담 없이 각자 숙소에 머무르면서 첫 회담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하고, 내부 협의 등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 전략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협상단에는 협상 대표인 김 대사와 후커 보좌관, 슈라이버 차관보뿐만 아니라 한국계 앤드루 김이 이끄는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관계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물론 국방부, CIA 등 미국의 외교·안보 유관 기관 인사들이 총출동해 실전에 앞서 비핵화 실무회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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