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아이들 초경도 앞당긴다”

이화여대의대 연구팀 첫 분석

각종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PM10)가 아이들의 초경(初經)까지도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12세 이전의 조기 초경 위험이 최대 1.08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하은희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에 참여한 13∼17세 소녀 639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노출이 초경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하 교수는 “전국 대표 인구표본을 이용해 미세먼지 노출과 초경 나이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라며 “미세먼지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화합물이 들어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초경 시기의 신경내분비시스템이 미세먼지 노출에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아이들의 초경 시작 날짜를 기준으로 3년 동안의 거주 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추적했다. 이 결과 아이들이 사는 지역의 1년 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초경 나이가 0.046세 빨라졌다. 또 같은 조건에서 2년 전 노출의 경우 0.038세, 3년 전 노출은 0.031세 등으로 최근 1년 전의 미세먼지 노출 증가가 초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초경 전 1년 동안의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조기 초경 위험이 1.08배 높아진다고 추산했다. 2년 전과 3년 전의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조기 초경 위험도는 각각 1.06배, 1.05배였다.

한편, 12세 이전의 조기 초경은 12세 이후의 정상적인 초경과 비교할 때 성장 후 비만과 심혈관질환, 유방암, 담석암 등의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경이 빠르면 폐경도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