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등에게 폭행·폭언을 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찰에 소환돼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 이사장은 전날 오전 10시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29일 오전 12시 45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피곤한 표정의 이 이사장은 ‘상습폭행을 인정하는가’ ‘심정이 어떠한가’ ‘임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만 3차례 답했다.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는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 ‘경비원에게 화분을 던졌는가’ 등 이어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타 귀가했다.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손찌검을 한 혐의(폭행·상해 등)를 받고 있다. 또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 운전기사,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이사장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주말까지 이 이사장에게 특수폭행·상습폭행 혐의 등의 적용 여부와 구속영장 신청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그동안 공사현장 근로자와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수행기사 등 피해자 11명을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자들은 이 이사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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