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핫100’ 2위후 수훈
문체부 “가능성 열려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1위를 차지한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의 수훈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12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 2위에 오른 후 옥관훈장을 받고,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영화제나 음악제에서 입상한 이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던 전례에 비춰본다면 그들의 성과 역시 동일선상에 두고 치하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부문을 2연패한 데 이어 28일에는 빌보드200 정상을 밟았다. 세계 3대 대중음악시상식으로 평가받는 BBMA에서 수상하고, 빌보드 차트 정상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른 것은 칸, 베니스, 베를린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 후 훈장을 받은 박찬욱·김기덕 감독, 배우 전도연과 조민수·이정진 등과 견줘도 공적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훈장 수여가 마땅하다고 많은 분들이 판단한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방탄소년단이 최근 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 결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훈 관계자들과 검토해서 (수훈) 반영이 필요한 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방탄소년단과 이들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방시혁 프로듀서는 각각 2016년, 2017년 장관표창과 대통령표창을 받은 적이 있다. 상훈법 4조(중복 수여의 금지)에 따르면 ‘동일한 공적에 대하여는 훈장 또는 포장을 거듭 수여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이에 저촉되지 않는지 보다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BBMA 연속 수상과 빌보드200 1위는 2016년 이후 쌓은 성과이기 때문에 ‘동일한 공적’으로 보긴 어렵다. 문체부 측은 “훈장·포장은 표창과 다르기 때문에 (수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시기적으로 (2016년 이후) 추가 공적으로 볼 수도 있으니 전향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이 훈장을 받게 된다면 아이돌 그룹 중 첫 사례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빅뱅, 엑소, 비스트, 씨엔블루 등 아이돌 그룹이 각종 표창을 받은 적은 있으나 수훈 대상자는 없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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