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까지 할인 허용 불구
실제 최대 40% 혜택 제공
중고책으로 위장 판매하기도
동네서점 활성화도 안되고
소비자·출판사 모두 불만 커
‘도서정가제’로 불리는 도서 할인율 제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책 취지였던 동네 서점 활성화는 달성하지 못하고 일부 유통업자의 ‘편법 할인 혜택’만 난무하고 있다. 규제에 지친 일부 독자들은 중고 서점이나 해외 인터넷 서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30일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는 정가 2만6000원인 ‘대통령 문재인의 1년’ 세트를 ‘카드가 1만8200원’이란 광고문구로 판매하고 있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과 사진 등을 모은 책이다. 도서정가제가 허용하는 최대 할인율은 10%지만 오픈마켓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15%를, 특정 5개 카드사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5%를 더 할인받을 수 있다. 이 판매자는 마찬가지 방식을 통해 소설·영어 교재·공무원 시험 교재 등을 40% 가까이 할인해 팔고 있다. 허용 기준 이상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형 인터넷 서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투표·퀴즈 등의 명목으로 할인 쿠폰을 매월 여러 장씩 제공하고 있다.
할인 혜택을 찾아다니기 번거로워 아예 해외 전자책을 읽는다는 소비자도 나오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30) 씨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국내 서점에서 책을 사지 않고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국내 책이 필요할 때도 중고 서점이나 도서관을 주로 이용한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59.2%가 도서 가격이 일반 물가보다 비싸다고 답했고, 31.0%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후 도서 구매 권수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시장을 왜곡시키는 도서 할인율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2014년 개정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최대 10% 이내로만 할인할 수 있고, 경품·적립금을 포함해도 15%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새 책을 중고 책인 것처럼 저렴하게 판매하는 ‘중고 할인’, 전자책을 최장 50년까지 대여해 사실상 영구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대여 할인’ 등 우회로가 등장하자 출판·유통업계는 지난달부터 ‘건전한 출판·유통 발전을 위한 자율협약’을 시행했다. 신간 발행 후 6개월이 지나야 중고 책으로 팔 수 있게 했고 전자책 대여 기간도 90일로 제한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생산자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할인율 규제는 경쟁을 막아 공정거래법의 정신에 역행한다”며 “할인 경쟁을 막으면 출판사는 잘 팔릴 책만 출판하게 되고, 결국 도서 시장의 다양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실제 최대 40% 혜택 제공
중고책으로 위장 판매하기도
동네서점 활성화도 안되고
소비자·출판사 모두 불만 커
‘도서정가제’로 불리는 도서 할인율 제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책 취지였던 동네 서점 활성화는 달성하지 못하고 일부 유통업자의 ‘편법 할인 혜택’만 난무하고 있다. 규제에 지친 일부 독자들은 중고 서점이나 해외 인터넷 서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30일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는 정가 2만6000원인 ‘대통령 문재인의 1년’ 세트를 ‘카드가 1만8200원’이란 광고문구로 판매하고 있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과 사진 등을 모은 책이다. 도서정가제가 허용하는 최대 할인율은 10%지만 오픈마켓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15%를, 특정 5개 카드사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5%를 더 할인받을 수 있다. 이 판매자는 마찬가지 방식을 통해 소설·영어 교재·공무원 시험 교재 등을 40% 가까이 할인해 팔고 있다. 허용 기준 이상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형 인터넷 서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투표·퀴즈 등의 명목으로 할인 쿠폰을 매월 여러 장씩 제공하고 있다.
할인 혜택을 찾아다니기 번거로워 아예 해외 전자책을 읽는다는 소비자도 나오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30) 씨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국내 서점에서 책을 사지 않고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국내 책이 필요할 때도 중고 서점이나 도서관을 주로 이용한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59.2%가 도서 가격이 일반 물가보다 비싸다고 답했고, 31.0%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후 도서 구매 권수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시장을 왜곡시키는 도서 할인율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2014년 개정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최대 10% 이내로만 할인할 수 있고, 경품·적립금을 포함해도 15%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새 책을 중고 책인 것처럼 저렴하게 판매하는 ‘중고 할인’, 전자책을 최장 50년까지 대여해 사실상 영구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대여 할인’ 등 우회로가 등장하자 출판·유통업계는 지난달부터 ‘건전한 출판·유통 발전을 위한 자율협약’을 시행했다. 신간 발행 후 6개월이 지나야 중고 책으로 팔 수 있게 했고 전자책 대여 기간도 90일로 제한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생산자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할인율 규제는 경쟁을 막아 공정거래법의 정신에 역행한다”며 “할인 경쟁을 막으면 출판사는 잘 팔릴 책만 출판하게 되고, 결국 도서 시장의 다양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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