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회담 계기로 ‘연대’ 결성
女종업원 北送논란 안이한 생각
민주화 주역 北인권 침묵 모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4·27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봤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북한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생들부터 나서서 북한의 현실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탈북민 출신 대학생 김재원(38·사진) 전국청년대학생연대(전청연) 회장은 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환상적 사고’ 대신 북한 체제의 실상을 직시한 가운데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청연을 결성한 계기도 이 때문이란다. 전청연은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전국 20여 개 대학의 남·북한 출신 대학생과 졸업생 등 150여 명이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성한 단체다.
김 회장이 지적하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환상은 ‘북한 체제 역시 우리처럼 평화와 공존을 추구한다’는 생각이다. 김 회장은 “지금 김정은 호감도가 70%를 넘나든다는데, 히틀러에 호감을 품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우려했다. 탈북 여종업원 북송 논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설마 북한에 보내겠나’ ‘돌려보낸다 한들 처형당하겠나’라는 안이한 생각에 젖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대화에 지나치게 소극적일 필요는 없지만 근거 없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어서도 안 된다”며 “결국 북한은 2500만 명의 인민이 아니라 독재자 1명의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체제”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한 김 회장은 “인권은 이념과 제도의 차원을 넘어선다”며 “왜 북한 인권 정책이 정권 교체에 따라 냉·온탕을 오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 회장은 “민주화의 주역이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일수록 북한 민주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침묵·방관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의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강원도 출신의 탈북민인 김 회장은 북한에서 군 복무 중이던 2006년 남쪽에서 날아온 대북전단과 자유북한방송의 라디오를 접한 뒤 자유를 동경하게 돼 탈북했다. 김 회장은 “전단에는 성경 구절과 함께 국제정세·근현대사, 주체사상의 오류 등이 적혀 있었다”며 전단과 라디오 방송 덕분에 비로소 외부 세상에 눈을 떠 탈북을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이미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였지만 ‘통일을 위해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 함께 호흡해야겠다’는 생각에 2010년 부산대에, 2013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북한 인권 동아리를 이끌며 대학 시절을 보낸 김 회장은 대학원에 진학해 통일 문제를 공부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통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며 “남·북한 청년들이 모여 균형 감각을 바탕으로 통일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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