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스스럼없이 공을 차며 소통하는 남정태 춘천 동부초등학교 교감. 점심시간에 학교 운동장을 찾았다가 주위에 몰려든 환한 표정의 학생들과 모처럼 기념촬영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평소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스스럼없이 공을 차며 소통하는 남정태 춘천 동부초등학교 교감. 점심시간에 학교 운동장을 찾았다가 주위에 몰려든 환한 표정의 학생들과 모처럼 기념촬영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남정태 춘천 동부초교 교감

초등생 빠른 신체성장 맞춰
인성 길러야 한다는 게 지론
한 명 한 명에 애정 쏟고 관심

교사에 대들던 드센 유급생
함께 운동 즐기며 밝게 변해
보듬고 품으면 바르게 자라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인성교육을 강조합니다. 사실 인성교육에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애정을 쏟고 관심을 보이면 자연스레 사랑스럽고 인성이 바른 아이로 자라거든요. 적어도 제가 맡은 학생들은 주변을 돌아볼 줄 알고 내 자리 정도는 청소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남정태(50) 춘천 동부초등학교 교감이 늘 강조하는 건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의 신체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인성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초등학생들의 신체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고, 정신연령은 높아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교육 현장에선 어린 학생들의 성장 속도만큼 인성을 제대로 함양하고,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며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전보다 가정과 학교의 교육 연계도 힘들어져 저라도 아이들의 생활지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남 교감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때론 교실 밖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그는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자주 어울린다. 운동장에 등장하면 아이들은 처음엔 깜짝 놀라다가도 이내 함께 어우러져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단다.

“많은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지만, 진심으로 소통하는 법이 무엇인지, 어려워하고 있어요. 학생 인권 개념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벌제도도 사라지고 실제로 교사의 ‘말’ 외에는 학생들을 이끌 수단이 없어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의 방식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걸 함께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같이 땀을 흘리고, 공을 차며 뛰다가도 아이들은 할 얘기가 있으면 갑자기 먼저 다가와서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고, 한 번 웃어주는 게 바로 소통이죠.”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도 이런 인성교육관 때문에 바르게 자랐다고 자부한다. “제가 강원 정선에서 근무할 때 6학년 학급에 2년을 유급했던 학생이 있었어요. 학교를 제대로 다녔더라면 중학교 2학년이다 보니 급우들보다 체격도 좋고, 자주 싸우고 선생님들한테도 대드는 드센 학생이었죠. 저는 아이의 학습보다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학교에 있는 탁구부로 데려갔어요. 그곳에서 아이가 탁구에 흥미를 붙이고 점차 밝고 바른 아이로 자라는 모습을 본 경험이 정말 뿌듯했습니다.”

남 교감은 정원이 500명가량 되는 동부초에서 5명으로 구성된 특수학급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다.

“굳이 일부러 특수학급 학생들을 배려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학교 안에 있는 하나의 ‘교육 가족’이죠. 다만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불편한 생활을 하다 보니 일반 아이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 마음입니다. 다행히 요즘엔 한 학생마다 3∼4개의 사회 기관과 연계돼 있어 교육 복지 측면에서 이전보다 많이 발달했습니다. 저는 교감으로서 어떤 학생이든 어려움을 보듬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최근 남 교감의 또 다른 관심사는 학교 안전이다. 종종 다른 학교에서 외부인에 의한 범죄나 학생들 사이의 사건·사고가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학생들을 위해 ‘예민한 안테나’를 자처하기로 했다. 매일 30분씩 일찍 출근해 학생들의 등굣길을 살피는 등 현장에 밀착해 있다.

“혹시나 아이들 무리와 떨어져 혼자 있는 아이는 없는지, 학생들이 등교할 때 위험한 곳은 없는지, 쓰레기는 어디 있는지를 아침마다 점검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점심시간, 하교 시간에도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은 얼마든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현장에 나가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먼저 학교, 학교 밖에서 위험한 곳을 안다면,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걸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 교감은 한국 교육정책의 현주소에 대해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교육은 ‘백년지계’라고 하는데, 정권에 따라 입시 정책 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그 변화가 더 크겠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정책이 많이 바뀌더라도 아이들의 기본 인성·예절교육만큼은 흔들려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올바른 인성을 함양한 학생들은 성인이 돼서도 바르게 자라날 테니까요.”

그는 마지막으로 그가 평소 좋아하는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처럼 학교에선 선생님들이, 가정에선 부모님이, 사회에선 정부 복지정책이 복합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저는 작게는 하나의 초등학교만을 맡고 있지만, 사회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를 기르는 ‘마을’입니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더 배려하고 애정을 쏟으면 아이들은 밝게 자라고, 우리 사회도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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