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시민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시민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권 후보가 중구 유세 현장에서 한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떠밀려 넘어지는 모습.  뉴시스·연합뉴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가 3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권 후보가 중구 유세 현장에서 한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떠밀려 넘어지는 모습. 뉴시스·연합뉴스

- 대구시장 선거현장 르포

민주당 임대윤-한국당 권영진
지지율 격차 한자릿수로 줄어
林‘역전’ 낙관…權 ‘수성’ 사활

‘미워도 보수’vs‘이번엔 달라’
엇갈린 민심… 부동층도 많아

‘權 폭행’후 표심 향방에 촉각
權, 유세재개 시점 아직 불분명


“이번엔 진짜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현 시장이자 자유한국당 후보인) 권영진이가 못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한국당을 또 뽑아도 되나 싶고….”

31일 오후 대구 수성구 화랑공원에서 손녀와 함께 산책 중이던 홍모(73) 씨는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으로 누굴 찍을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근처 그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중이던 김진영(57) 씨도 “우리도 헷갈린다”며 “이번 선거는 아예 투표 안 한다는 사람도 많다더라”고 했다.


과거 같으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반응이었다. 대구가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대윤 후보가 한국당 권 후보를 지지율 한 자릿수 이내로 따라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TK)은 힘들다’던 민주당에서 최근 ‘잘하면 대구도 이길 수 있다’는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대구에서 만난 시민 중 많은 사람이 이번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시원하게 ‘나는 ○○○을 뽑을 거다’라고 밝히기보다는 “아직 결정을 못 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수성구 신매시장에서 만난 김모(45) 씨는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이가 장관이 되면 뭐 크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에 한국당을 또 뽑아주는 건 바보 같은 일이고…”라며 “투표하러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번에는 당보다 인물을 많이 봐야지”라며 즉답을 피하는 사람도 많았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이모(59) 씨는 “옛날이면 당연히 보수당 이름이 나왔을 텐데, 요즘은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그렇다고 대구에서 대놓고 민주당 찍겠다고 하기도 그렇고…. 난감하다”고 했다.

확실하게 민주당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들은 입을 모아 “대구도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에서 택시기사를 6년째 하고 있다는 윤삼영(69)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전 대통령) 얼굴에 똥칠을 해서 이제 당으로 찍는 건 물 건너갔다”며 “홍준표(한국당 대표)도 사람이 융통성이 없어서 이번엔 분명 달라질 거다. 민주당이 많이 (당선)할 거다”고 말했다. 수성구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이순향(여·46) 씨는 “이제는 대구도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다들 생각한다”며 “대북관계도 좋아지고 전국이 변하고 있는데, 대구만 멈춰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민주당에 대구시장 자리를 뺏긴 적 없는 한국당이 ‘수성’에 사활을 걸고 나선 데다 ‘대구가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밑바닥 민심도 여전했다. 서문시장에서 3대째 이불장사를 하는 김시찬(53) 씨는 “여태까지 한국당에 ‘올인’했는데 광역단체 중 만년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겨 줘서 밉긴 하지만, 민주당은 절대 발붙일 수 없다”며 “아무리 미워도 이럴수록 TK가 힘을 실어주고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줘 보수가 재집권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1·2위 다툼 속에 공식 선거운동 첫날(31일) 발생한 권 후보 폭행 사건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권 후보는 유세 도중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에게 밀려 넘어져 꼬리뼈와 허리를 다쳤다. 권 후보는 1일에도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고, 언제부터 유세를 재개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대구 = 이후연·이은지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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