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정원 선박에 180명 탑승
75명 구조… 60명 실종 수색
“선장, 체포 피하려 달아나”
터키선 어린이 포함 9명 숨져
아프리카 튀니지 남동부 해안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침몰해 최소 4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빚어졌다. 터키에서도 난민들을 실은 보트가 침몰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해 9명이 숨졌다.
4일 BBC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180여 명을 실은 불법 난민선이 튀니지 남동부 케르케나섬 인근에서 침몰하면서 최소 46명이 사망했다. 튀니지 국방부는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동시에 현재 60여 명으로 추산되는 실종자 수색에 주력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침몰 당시 현장에서는 튀니지인 60명을 비롯해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인 5명, 모로코인 2명, 리비아인 1명 등 75명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난민들은 인근 해안 도시 스팍스의 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난민선은 케르케나섬을 출발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해당 선박의 정원은 90명이었으나 실제로는 두 배인 180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튀니지 당국은 침몰 원인을 일단 과도한 초과 승선에 따른 전복으로 추정하고 있다. 난민선에 탔다가 구조된 한 생존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선장은 해안경비원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침몰 후 달아났다”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케르케나섬은 아프리카 불법 난민들이 유럽으로 이동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리비아 인신매매업자들이 난민들을 노예로 삼거나 고문, 살해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지난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새 통로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케르케나섬을 출발한 난민선이 해군 함정과 충돌해 4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IMO는 올 들어서만 케르케나섬 등 아프리카 해안에서 난민 3만2000명이 유럽으로 들어가려 했고 이 중 66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튀니지는 2011년 1월 민주화 혁명인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 벤 알리 독재 정권이 물러났지만 1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혼란이 계속돼 유럽으로 들어가려는 불법 난민의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3일 터키 연안경비대는 이날 새벽 2시 남부 안탈리아주 데므레 남서쪽 해상에서 난민 15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선이 침몰해 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난민선에 탑승했던 어린이 6명이 모두 숨졌으며 희생자 중 가장 어린 나이는 3세였다. 터키 당국은 사고 후 현장을 목격한 어선 신고로 보트 4대, 헬리콥터 1대 등을 출동시켜 구조활동을 벌였으며 구조된 6명은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스피드보트 형태로 제작된 난민선의 침몰 원인과 출발·도착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