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기간 남은 中企도 아우성

“숙련기술자 양성 오래 걸려
현장 모르는 정책시행 절망”


앞으로 2∼3년의 ‘근로시간 단축’ 시행 유예기간이 남은 중소기업계는 하나같이 ‘대책이 없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은 50∼299명 기업에는 2020년 1월, 5∼49명 기업에는 202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지만 중기업계는 벌써부터 절망감에 싸여 자포자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하청을 받아 납기가 생명인 뿌리산업의 경우 ‘암담하다’는 반응들이다.

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도금) 한 관계자는 “300명 넘는 데가 많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별생각이 없다”면서도 “현행 12%인 외국인 쿼터를 늘려 달라는 등 요구를 했지만 정부에서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 시 현재보다 30% 정도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업종 특성상 내국인은 안 오려 하고 외국인은 늘릴 수 없도록 하면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숙련기술자들이 필요한 분야에서 제품을 만들다가 쉬게 하면, 또 다른 숙련기술자가 작업을 이어서 해야 한다”며 “실상은 숙련기술자가 많지 않은 데다 양성하는 데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걸 감안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뿌리산업인 금형공업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요즘은 아예 가동률이 50∼60% 선에 그치고 있다”면서 산업 자체의 침체를 우려했다. 대기업이 신제품을 내놓아야 금형 제작 하청이 들어오는데, 일감이 아예 줄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이 해외 현지화 생산비중을 늘리는 걸 보면, 머지않아 경기침체기가 올 거라는 징후로 본다”며 “2년 반 남은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려고 하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기업들은 앉아서 당하게 됐다”고 걱정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근로시간 단축 시 평균 6.1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대비 생산 차질은 20.3% 수준에 이르고, 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247만1000원에서 220만 원으로 27만1000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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