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보는 정상회담

‘오전10시’ 시간표 공식확정
단독회담서 역사적 첫 조우

오찬후 참모 참석 확대회담
비핵화 - 체제보장 실질 협의

샹그릴라 호텔서 열린다면
‘오솔길 친교산책’ 가능성

공동선언문 발표 여부 주목
개별발표땐 후속 이어질듯


미국 백악관이 오는 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오전 9시(현지시간) 시작된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은 사실상 ‘불가역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이 그간 진행해온 각종 정상회담에 비춰보면 이번 회담 역시 오전 단독회담, 업무오찬(오찬회동), 오후 확대회담, 정상 간 산책, 공식 만찬 등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역사적인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한 두 정상이 공동선언문이나 발표문을 내놓게 되면 향후 비핵화 협상의 긍정적인 전개도 기대된다.

5일 백악관 발표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오전의 첫 회담은 상견례 차원의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식 수행원이나 보좌진이 대거 배석하기보다는 통역이나 외교적 프로토콜(의전)을 위한 수행비서 등 최소한의 배석자만 참석하는 사실상 단독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담에서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구체적, 기술적 논의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고 확인하는 내용의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당일치기로 진행되면 빠른 논의 진행을 위해 양 정상이 업무오찬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모두 샹그릴라호텔에 머물며 이곳에서 회담까지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업무 오찬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세기의 담판’인 비핵화 협상의 메인 무대는 오후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확대 정상회담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문점에서 접촉하고 있는 미·북 실무팀이 마련한 사전 조율안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측의 고위급 실무진 등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로드맵, 이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보상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오키드 그린하우스’라는 목조 건물로 이어지는 유명한 오솔길이 있는 샹그릴라호텔에서 회담이 열린다면, 확대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교 산책’ 이벤트가 열릴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산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미 백악관도 해외 정상의 방문 시 미 대통령과 해외 정상의 ‘로즈가든 산책’ 일정을 마련하곤 했다.

이날 회담의 결과물로 양측 정상의 공동선언문 또는 공동 기자회견 등이 이뤄질지도 전 세계적 관심사다. 이를 통해 이번 비핵화 협상의 결론과 향후 전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CVID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합의 사항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양 정상이 직접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이번 회담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원론적·선언적 합의’만 언급된 회담 결과를 양측이 개별적으로 발표하면 앞서 미국 측이 2차,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같이 이번 회담의 의미는 ‘비핵화 협상의 본격적 개시’로만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비핵화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미·북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는 것 자체는 기념비적 사실로 기록될 일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향후 추가적인 회담을 위해서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공식 만찬으로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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