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訪美때 김정은 뜻 전달
트럼프 뚜렷한 입장 안 밝힌 듯

의회 동의 필수… 실현 미지수
韓·中·日도 카지노 투자 꺼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원산 카지노 조성, 마식령 스키장 증설 등 관광사업 개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투자를 통한 관광 개발로 체제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면서 극심한 경제난도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5일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카지노 관광을 중심으로 한 경제지원을 요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카지노를 조성하려 하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조성 계획을 밝힐 만큼 애착을 갖고 있는 곳이며 마식령 스키장 또한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꼽히는 곳이다.

북한은 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김 위원장의 업적 홍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민간자금 투자와 같은 확실한 체제 안전 보장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 일본이 관광 투자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면서 지원하려 해도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미 상원 규정에 따르면 대부분 입법안은 100명의 상원의원 중 60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여당인 공화당은 51석에 불과해 민간기업이 북한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따른 대북 경제지원을 한·중·일이 하게 될 것이라고 떠넘겼지만 이 또한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국의 경우 북한에 대한 지원을 검토할 경우 국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며, 중국 또한 사업영역이 카지노란 점에서 부정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일본 정부는 민간인 납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작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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