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가 입주하는 등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아래(원 안)는 마곡지구 내 서울식물원 안에 들어설 LG아트센터 조감도.  강서구청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가 입주하는 등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아래(원 안)는 마곡지구 내 서울식물원 안에 들어설 LG아트센터 조감도. 강서구청 제공
2000년대 초반까지 논·밭지역
LG 사이언스 파크 4월 문열어
롯데 등 150社 51만여㎡ 입주
강서구 ‘주민 일자리협약’ 체결

남은부지엔 R&D 융복합 거점
창업·특허·법률 등 종합 지원
‘여의도 공원 2배’식물원 조성
아트센터 갖춘 복합문화공간化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논밭이었던 이 지역.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은 1996년 공사를 끝냈지만, 이용하는 주민이 없어 2008년 6월에 역을 개장했을 정도였다.

11일 강서구에 따르면 73만㎡에 가까운 이곳에 LG를 비롯해 롯데, 코오롱 등 국내 대기업 연구단지가 속속 들어섰다.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에다 공항철도가 지나고, 여의도공원의 2배 면적을 자랑하는 서울식물원이 들어선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은 이곳을 방문해 “실리콘밸리가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이 논밭이었던 마곡이 이젠 명실상부 대한민국 혁신 산업의 성장을 책임지는 곳으로 변신한 것이다.

◇LG 등 대기업 속속 입주=마곡지구에는 LG그룹이 총 4조 원을 투자한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가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전문 연구원 2만여 명이 일하는 이곳에는 전자, 화학을 포함한 그룹 내 주요 기업이 함께 모여 혁신 성장을 주도한다. 또 코오롱, 롯데, 에쓰오일, 넥센타이어 등 총 150여 개의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마곡지구 부지의 30%인 미매각부지 21만5000㎡ 중 11만㎡에 대해 ‘마곡 R&D(연구·개발) 융복합 핵심거점 구축 전략’을 4월 발표했다. 분양이 완료된 51만4000㎡(총 부지의 70%)가 대기업 위주로 산업단지 기틀을 마련한 만큼, 남은 부지는 강소기업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해 대기업과 강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입주부터 창업, 특허·법률·지원에다 연구인력 육성까지 종합지원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1000개의 강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공공지원센터 및 R&D센터 등 17개 시설을 건립해 총 10만 개의 일자리를 이곳에 모을 계획이다.

강서구는 마곡이 ‘일자리 메카’로 떠오르는 만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강서구,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LG 등과 ‘민관 일자리 창출 업무 협약’을 체결해 LG사이언스파크와 마곡 입주기업이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여의도공원의 2배 규모 서울식물원 10월 개장=마곡지구에는 여의도공원의 2배 크기인 약 50만4000㎡ 규모의 서울식물원이 오는 10월 개원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식물원은 호주 시드니 보타닉 파크 등 세계 최고의 식물원에 버금가는 수준을 목표로 자생종 등 식물 3000여 종을 비롯해 한국의 정원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열린숲마당, 호수공원, 습지생태원, 식물원 등 4가지 테마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신개념 공원이 조성 중이다.

열린숲마당에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광장을 비롯해 LG아트센터가 들어선다. LG아트센터는 노출 콘크리트기법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1만5000㎡ 규모다. 지하 3층, 지상 4층에 대규모 오케스트라, 오페라 등 공연이 가능한 1300석의 대극장과 소규모 공연이 펼쳐지는 400석 규모의 다목적공연장이 있다. 아트센터 내 청소년 과학교육시설인 LG사이언스홀도 운영한다. 청소년들이 실생활 속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체험형 과학관으로 운영한다. 아트센터와 함께 문화와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이 2021년 상반기에 주민들을 찾아간다.

구는 마곡지구를 최첨단 스마트시티 모델로 개발하기로 하고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결합해 주민들의 생활편의와 함께 첨단기술이 실현되는 미래 도시운영모델로 조성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구는 마곡지구 기반시설 인수를 위해 태스크포스와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차질 없이 인수 준비를 마칠 방침이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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