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코빅’ 시청률 급락세
리얼리티 예능에 밀려 흔들

KBS 2년만에 “개그맨 공모”
‘새 얼굴로 새 바람’ 기대감


정통 코미디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터줏대감 격인 KBS 2TV ‘개그 콘서트’(사진)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tvN ‘코미디 빅리그’도 약세다. MBC, SBS는 코미디 프로그램 편성 계획이 없다. 이런 가운데 KBS가 2년 만에 신인 개그맨을 공개채용(공채)하겠다고 발표하며 꺼져가는 불씨에 다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0일 방송된 ‘개그 콘서트’는 전국 시청률 5.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올해 초 7∼8%를 유지하던 시청률은 최근 들어 5∼6%로 하락했다. 지상파 출신 역량 있는 개그맨들이 대거 몰리며 화제를 모았던 ‘코미디 빅리그’의 시청률 역시 2∼3% 수준이다.

체감 시청률은 더 낮다. 이는 유행어의 부재로 증명된다. ‘개그 콘서트’ 등 코미디 프로그램은 유행어의 산실이었다. 출연진의 말투나 설정 등이 대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딱히 내세울 만한 유행어는 찾아볼 수 없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개그 콘서트’를 보는 이들이 줄었다는 의미”라며 “프로그램 속 유행어를 따라 하는 시청자들이 적으니 화제성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30%가 넘는 시청률을 구가하던 ‘개그 콘서트’는 지난 10년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는 ‘개그 콘서트’ 내부적인 문제보다는 대중이 리얼리티 예능을 더 선호하는 트렌드의 변화 등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크다. MBC ‘무한도전’, KBS 2TV ‘1박2일’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외에도 육아 방송, 먹는 방송, 웰빙 방송 등 최근 방송가를 주도한 예능 프로그램은 실생활과 접목시킨 리얼리티를 추구했다. 상대적으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콩트로 구성된 코미디 프로그램이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KBS는 11일부터 ‘2018 KBS 신인 코미디 연기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10일 밝히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 선발 후 한 해 걸렀지만 2년 만에 공채를 재개하며 코미디 지망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KBS는 지상파 중 유일하게 공채 개그맨을 꾸준히 선발하고 있다”며 “새 얼굴들이 코미디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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