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 카펠라 호텔 접근 차단
직원·주민도 통행 허가증 필수
트럼프 동행 기자단 신청 폭주
백악관, 韓 등 이해당사국 엄선
11일 오전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정문 앞에는 ‘경찰 검문, 지시에 따라 주십시오(Police Check, Comply with the Police orders)’라는 대형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카펠라 호텔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다. 호텔을 드나드는 직원들도 모두 자신의 ID 카드를 내밀며 신분 확인을 받아야 했다.
정상회담을 앞둔 카펠라 호텔 안팎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었다. 전날 오후부터 노란색 울타리로 둘러쳐져 외부로부터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다. 정문 앞을 지키고 있던 세계 각국 취재진도 접근이 허가되지 않았고 외부로 밀려났다. 정문 앞을 지키던 한 호텔 관계자는 “통행 허가증이 있는 사람들만이 내부 출입이 가능하다”며 “직원들조차 ID카드를 발급받고 앞에서 검문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카펠라 호텔 인근 주거지구 주민들도 별도 통행 허가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었다. 엄격한 통제 속에서도 호텔 출입구로는 회담 준비를 위한 인력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 7시쯤 미국 측 관계자들이 회담 준비를 위해 호텔을 찾았고, 뒤이어 7시 30분쯤 북한 관계자 10여 명을 태운 밴이 호텔로 들어갔다. 또 8시 30분에는 경찰 경력이 호텔 안으로 추가 투입돼 경계가 강화되는 등 호텔 주변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한편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과 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세인트레지스 호텔 주변도 강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둘러싼 4개 도로 중 한쪽 차로를 완전히 막고 통행하는 모든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이 실시됐다. 현지 주민 에반젤린 나치오 씨는 “이렇게 (호텔 주변이) 혼잡한 것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샹그릴라 호텔 쪽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상회담 와중에도 계속 객실 예약을 받고 있는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일반 투숙객들과 통행을 막는 경호 인력들 간 사소한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이 싱가포르 JW 메리어트 사우스 비치 호텔에 마련한 기자단 프레스센터는 11일 오전 7시 이른 아침에도 분주했다. 12일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백악관 프레스센터 이용을 신청한 기자는 400여 명 정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신문과 ABC·NBC·CBS 등 지상파방송은 물론, 한국과 일본·중국 등 각국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실제 백악관 기자단은 신청자가 몰리자 주요 내신 외에도 한·중·일 등 이해 당사국 기자단을 중심으로 취재를 허용하는 등 엄선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 신보영 특파원·박준우 기자 boyoung22@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