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오른쪽)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 보좌관 등과 함께 11일 미·북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로 향하고 있다.
성 김(오른쪽)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 보좌관 등과 함께 11일 미·북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로 향하고 있다.
최선희(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미·북 정상회담 북한 측 실무협상팀이 11일 미국과의 협의를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최선희(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미·북 정상회담 북한 측 실무협상팀이 11일 미국과의 협의를 위해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 트럼프 - 김정은 核담판 전망

비핵화 방식·기간 이견 여전
실무진협상 막판까지 이어져

美 “대담한 결단” 잇따라 촉구
北 ‘체제보장 우선’ 요구 계속

양 정상 만남서 판가름날 듯
공동성명 반영 문구에 ‘촉각’


미국과 북한이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비핵화 정의·방식을 둘러싼 쟁점 타결을 위해 실무선에서 마지막 ‘끝장 협상’에 들어갔다. 미·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놓고 어떤 합의를 이루고, 이를 공동성명 등 문건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으로, 실무협상 결과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담판’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북 간에는 북한 비핵화 정의·규모·방식·기간을 둘러싼 견해차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오전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마지막 협상이 끝장을 보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이유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미·북 간 실무접촉에서 조금씩(inch by inch)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미국은 CVID가 공동 문건에 어떤 식으로든 명문화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판문점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핵화를 하고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북한 비핵화가 협상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한 바 있다.

또 미국은 △핵·미사일과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 해체 △2020년 대선 이전까지 ‘빠른 비핵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으로 구성된 국제적 검증단의 핵시설 접근 허용 △핵무기 해체 뒤 미국으로 반출 등의 내용이 포함되기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검증·사찰이라는 ‘물리적 이유’로 ‘일괄타결식’ 접근이 어렵다고 해도, 최소한 빠른 시간에 비핵화를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 측에 구체적인 로드맵과 액션플랜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실제로 미·북은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을 감시할 사찰단을 1∼2개월 이내에 복귀시키는 안을 공동 문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과거 IAEA에 신고한 시설뿐 아니라 미신고 시설의 검증·사찰 방안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와 같은 판문점 선언 수준의 모호한 문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폐기 및 해외 반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결국 12일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과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싱가포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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