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후폭풍

트럼프 “미국 근로자가 최우선”
커들로 “트뤼도, 등에 칼 꽂아”
加 “인신공격 외교 안해” 발끈
獨 외교 “몇 초만에 신뢰 파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거부한 데 이어 “친구든, 적이든 무역에서 이익을 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나머지 G7(G6) 국가들을 정면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올린 트위터 글을 통해 “미안하지만 우리는 친구든, 적이든 더 이상 우리(미국)와의 무역에서 이익을 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 근로자들이 최우선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G7 정상회의에서 미·북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찍 싱가포르로 출발하면서 회담 성과에 대해 “엄청난 성공” “10점 만점에 10점” 등으로 밝힌 것과 달리 갑자기 공동성명 승인을 거부해 무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동등하지 않은 공정 거래는 바보 같은 거래라고 불린다”며 “캐나다 발표에 따르면 그들은 미국과 무역에서 거의 1000억 달러(약 107조 원)를 벌고 있다. 최소한으로 해도 170억 달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왜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수십 년 동안 그래 왔듯 (다른) 나라들이 대규모 무역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허용해야 하는가”라며 “미국 시민들에게 공정하지 않다. 8000억 달러의 무역적자는”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 문제까지 꺼내 들었다. 그는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나토에 지불하는데 우리는 더 큰 GDP의 4%를 지불한다”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큰 재정적 손실을 입으며 유럽을 보호하는데 무역에 대해 부당하게 비난받는다”고 덧붙였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0일 미국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회견에서 미국 관세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고 그들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트뤼도 총리는)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 미국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지옥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신의 외교를 펼치고 등 뒤에서 칼을 꽂으려는 외국 지도자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며 트뤼도 총리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캐나다는 인신공격으로 외교를 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관세에 절제되고 상응하는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도 “몇 초 만에 280자의 트위트로 신뢰를 파괴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성명 거부를 비난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촉발된 미국 대 나머지 G7(G6) 국가 간 갈등은 자유무역을 내용으로 한 공동성명 무산에 이어 상호 비난전으로까지 치달아 서구 중심 국제 질서를 이끌어온 G7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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