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릴랴네스 의원도 “그건 당신에게 향할 것” 응수

거친 막말로 자주 구설에 오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에 대한 부정축재 의혹을 제기하고 외교정책을 비판한 정적을 향해 “언젠가 총에 맞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11일 필리핀 GMA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 필리핀 중부 도시 세부에서 한 연설에서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랴네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트릴랴네스는 아무도 자기에게 맞서 싸우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유일한 강자라고 믿는다”며 “오만하기 때문에 언젠가 누군가 그를 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릴랴네스는 싸우는 것을 매우 좋아해 늘 거칠게 행동하고 위협하려고 한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릴랴네스 의원은 10일 성명을 통해 “모든 필리핀 국민이 자기를 두려워하게 만들려는 목표와 달리 내가 맞서 그를 약하고 무력해 보이게 한다”며 “두테르테만 내가 죽기를 바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두테르테 씨, 누군가에게 나를 쏘라고 지시해보라”며 “그건 결국 당신에게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릴랴네스 의원은 2016년 5월 필리핀 대선 직전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 직위를 이용해 부정 축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 시장 재직 당시인 2006∼2015년 은행 3곳의 계좌에 수상한 돈 24억 페소(486억 원)를 갖고 있었다며 계좌서류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해 5월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미스치프 암초,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에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두테르테가 중국의 맹신자가 돼 중국을 불러들였다”고 비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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