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일 前 손보 약관 삭제
사후에도 피해보상 언급 없어
해킹에 가상화폐 시세 ‘출렁’
“정부 차원 보안 관리 나서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400억 원 가량의 해킹 피해를 입는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에 따른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코인레일이 이번 피해가 나기 전에 손해배상 관련 약관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투자자 피해는 보상받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국내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해킹에 따른 피해 규모는 지난해 20∼50억 원 대에서 올해 400억 원 대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4월 야피안에서 비트코인 등 약 55억 원어치의 해킹 피해가 있었고, 같은 해 7월에는 빗썸에서 고객의 개인정보 3만여 건이 유출되는 등 피해(약 40억 원 손해 추정)가 있었다.
9월에는 코인이즈에서 21억 원 어치 피해를 입는 등 수십억 원대에 머물렀던 해킹 피해는 지난해 12월 유빗(옛 야피안)이 리플 등 172억 원 상당의 해킹 피해를 입으면서 100억 원대가 됐다. 급기야 지난 10일 코인레일에서 가상화폐 펀디엑스, 트론, 스톰 등 9종 약 400억 원 어치 피해가 발생하면서 수백억 원대로 올라섰다.
이처럼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의 피해 규모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이유는 우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시세가 높아진 탓이다. 야피안 해킹 사건이 벌어진 지난해 4월만 해도 비트코인 시세는 1코인당 100만 원 대였다. 또 코인레일의 경우 국내 7위에 달하는 등 거래소의 코인 보관 규모 등이 매우 커졌다.
피해 고객들이 투자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해킹을 당했던 유빗은 파산 신청을 한 뒤 보험금을 받아 피해를 보상한다고 했으나 보험사가 ‘해킹 위험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30억 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피해 보상을 못 하고 있다. 코인레일은 특히 이번 피해가 발생하기 10일 전인 지난달 31일 약관에서 손해배상 관련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 홈페이지에 띄운 공지에도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해킹 소식에 가상화폐 시세가 출렁이면서 해킹 피해를 직접 입지 않은 투자자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 12일 오전 9시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시세는 1코인당 763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이틀 전인 10일 같은 시각 818만7000원에서 55만 원이 하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방치 상태인 거래소의 보안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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