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정상회담용으로 빌려
4.3m 길이… 확대회담에서 쓰여


싱가포르 대법원장이 사용했던 유서 깊은 회의용 테이블(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자리를 빛냈다.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미·북 확대정상회담에선 거대한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미·북 정상과 실무자들이 마주 앉았다. 이날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이 테이블은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에 전시돼 있던 80년 된 테이블로 정상회담에 사용되기 위해 미국 대사관에 임대됐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 테이블의 정확한 용도는 불명이라고 전했지만, 길이 4.3m의 널찍한 이 테이블은 확대회담을 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이 테이블은 현 국립미술관이 대법원 청사로 쓰이던 1939년 주문 제작돼 대법원장 방에서 쓰여 왔다. 이후 이 테이블은 2005년 대법원이 신청사로 이전할 때까지 싱가포르 역사의 산증인이 돼 왔다. 1963년 영국 식민지 시절의 앨런 로스 법원장이 최초의 아시아계 대법원장인 위총진(黃宗仁)에게 업무를 인계했고, 이후 위 대법원장은 1990년까지 27년간 대법원장을 역임하며 사법 당국을 책임졌다.

알렉스 탄 총희 싱가포르 문화유산협회 명예 간사장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가장 중요한 미·북 간 협정에 이 테이블이 이용되는 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싱가포르 역사의 가장 중요하고 최종적인 순간이 이 테이블에서 마무리돼 왔다”며 “그동안 길게 끌어왔던 남북 간 대치상태 또한 이 테이블에서 끝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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