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건전성·환율 튼튼하지만
경제지표·신흥국 발작이 변수


14일 미국이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 확대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연중 금리 인상 시기와 횟수를 놓고 번뇌를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전날보다 22.59포인트(0.92%) 떨어진 2446.24로 내려앉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 앞에서 출근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가) 우려할 정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이 호키시(매파적) 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혀 예상 못 한 결과는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획재정부, 한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은 “Fed의 금리 인상 직후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연 1.50%)와는 0.5%포인트 차이로 벌어지게 됐다. 미국이 9월에 이어 12월에도 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 역전 폭은 1%포인트로 벌어진다.

그렇다고 한은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각종 경제 지표가 경기 침체 진입 논란을 불러올 정도로 악화 일로여서다. 금리 인상이 경기 흐름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중 1회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금리역전 폭은 올 연말 0.75%포인트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이 정도만 해도 이론적으로는 국내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은과 금융시장은 당장의 자금유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뿐 아니라 대외건전성, 환율 등 다른 요인도 두루 따지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1∼2번 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촉발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유출을 결정하는 다른 요소가 많다”고 반응했다.

다만, 가뜩이나 위태로운 신흥국들이 크게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제2의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이 벌어질 수도 있어 긴장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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