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가까이 주변을 맴돈 끝에 겨우 연락처를 얻었죠.”
문현기(27) 씨가 아내 김나연(26) 씨를 처음 보고, 연락처를 물었을 때 얘기다. 둘이 처음 만난 곳은 대전에 한 바(BAR)였다. 직업 군인인 현기 씨는 후임들과 저녁 식사 후 들른 곳에서 나연 씨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현기 씨는 그날 나연 씨 연락처를 묻는 데 성공했고, 그 연락처를 시작으로 결혼까지 성공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어느 연예인의 해명처럼 첫 만남 당시 현기 씨는 술은 마셨지만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바에서 나연 씨를 보자마자 정신이 맑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정신이 맑았던 것을 탓(?!)하기도 했다.
“술기운이 올라왔다면, 더 쉽게 아내(나연 씨) 연락처를 물을 용기가 났을 거 같아요. 막상 (전화)번호를 물으려니까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이미 현기 씨 후임들은 다른 술자리로 옮긴 상황이었다. 현기 씨는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나연 씨 주변을 맴돌았다. 3시간 정도 지났을까. 현기 씨 휴대전화는 이미 후임들의 전화로 불이 날 지경이었다.
‘이대로 그냥 돌아가면, 평생 후회할 거야.’
현기 씨는 눈을 한번 질끈 감고 나연 씨에게 다가가 번호를 물었다.
“마, 지한테 연락처 알려주면 안 됩니꺼?”
망했다. 긴장해서 사투리가 터져 나왔다.
‘부산 사람이다!’ 나연 씨가 기억하는 현기 씨와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이다. 이미 나연 씨는 자기 주변을 3시간 가까이 서성인 현기 씨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현기 씨가 자신의 주변을 맴돌 때 이미 몇 명의 남자들이 자신에게 연락처를 묻기도 했다. 나연 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 현기 씨만 빼고.
“남편이 안절부절못하고 계속 제 주변을 맴도는 게 느껴졌어요.(웃음) 결국 용기를 내서 제 앞에 다가오더니 사투리를 남발하더라고요. 저도 부산에서 태어났는데 (제가 봐도 사투리가) 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말투로 연락처를 물었어요. 귀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고민 끝에 연락처를 알려줬죠.(웃음)”
처음 연락처를 물었던 것처럼 고백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나연 씨가 일본 여행을 앞뒀을 때, 현기 씨도 부대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현기 씨는 더 고백을 미루다가는 나연 씨를 영영 놓칠 것 같았다. 현기 씨는 꽃다발을 사서 나연 씨 집 앞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백, 원래 이렇게 떨리는 건가요?(웃음) 꽃다발까지 사서 나연이 집 앞까지 찾아갔는데,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결국 나연이가 답답했는지 ‘뭐 어떻게 하자고?’라고 묻더라고요. 미리 머릿속에 생각했던 멋진 고백 멘트는커녕 등 떠밀리듯 ‘우리 잘 만나보자’고 했어요.” 다행히 결과는 #로맨틱 #성공적.
오히려 현기 씨의 긴장하는 모습은 나연 씨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현기 씨의 고도의 전략이었다면 대성공을 거둔 셈.
“숙맥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군인답지(?) 않게 제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어요. 어렵게 꺼낸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진정성이 느껴졌고요. 근데 저에게뿐만 아니라 제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에게도 진정성을 가지고 배려심 깊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남편이 용기를 내 연락처를 물어 봐준 건 저에겐 큰 행운이었어요.”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사이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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