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고물차를 팔고 표를 사서 당장 방콕으로 떠나는 거예요. 작가가 되고 싶어. 이런 생각이 든다? 당장 글을 쓰기 시작하세요.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꿈같은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요.”(129쪽)

‘그레이 아나토미’의 작가, 숀다 라임스가 다트머스대 졸업식에서 한 축사의 일부분이다. 그는 사회로 나가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삶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라고 했다. 이 말은 그가 자기 자신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무대 공포증을 무릅쓰고 처음으로 대중 연설을 했고, 그 뒤 1년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에 ‘Yes’라며 도전하는 삶의 실험을 벌였다. 에세이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부키)는 이 1년간의 기록이다.

시작은 추수 감사절, 언니가 우연히 내뱉은 말 때문이었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출연 제안이 와도 모두 ‘No’라고 하던 그는 그날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제안과 요청을 자랑하듯 늘어놓고 있었다. 언니는 “그래 너는 뭘 받아들였니?”라고 물은 뒤, 모두 거절했다고 하자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라고 했다.

라임스는 충격을 받았다. 이 충격은 1년만 모든 도전과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삶이 아니라 내 삶을 살아보자는 결심. 그는 대학 연설도 하고, 학교 학부모회에서 참석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몸무게도 58kg 감량했다. 그녀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취급하던 우울한 인간관계에서도 벗어났다.

그는 도전을 하나씩 해치울 때마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실험을 끝낸 뒤 그는 삶이란 주어진 도전을 받아들이며 산 정상으로 올라가느냐 아니면 거절하며 내려가느냐의 선택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라가는 삶과 내려가는 삶도 각자의 선택. 문제는 그의 말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 그 삶에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것이지 않을까. 432쪽, 1만5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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