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건축가 조성룡의 첫 책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우리 땅의 자연 지리와 인문 지리, 전통과 근대의 여러 문제를 조성룡이 공간을 만드는 작업 안에서 어떻게 녹이고 풀어냈는지 이야기한다. 자신이 설계했던 작업을 구술의 형식으로 소개하는 가운데 우리 건축이 놓친 고민, 공공성과 환경 문제, 도시 생활의 본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도시, 사회학, 역사, 경제, 정치, 주거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건축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다.
이 책은 흔히 보던 건축가의 작품집이나 저서, 또는 평론가의 작가론이 아니다.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는 듯 편안한 글을 읽다 보면 건축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도 집과 여러 공간, 건축과 도시에서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느끼게 된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웹진 민연’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인문 건축가 조성룡, 서울의 시간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보완하고 덧붙였다. 조성룡이 구술한 내용을 수류산방의 심세중 편집장이 채록하고 엮었다. 조성룡은 1983년 한국 최초의 아파트 국제설계공모 ‘서울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 및 기념 공원’에 당선되며 이름을 알렸다. 384쪽, 2만1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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