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골프장 선호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고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조건은 아주 다양하다. 코스가 훌륭하거나, 서비스가 좋거나, 가격이 적정하거나 등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하나같이 명문, 최고의 서비스와 시설을 외쳤다. 누가 봐도 코스와 시설, 서비스가 떨어지는 골프장인데도 오너와 CEO까지 최고의 명문 골프장이라고 내세웠다. 많은 골퍼는 행여 어색해지지 않을까, 그들 앞에서 비판이 아닌 칭찬을 입에 담았다. 자긍심을 갖는 것은 좋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골프장을 어찌 명문으로 여기겠는가, 어찌 만족스러운 곳이라고 인정하겠는가.
카를로스 곤 전 르노자동차 회장은 “나는 비판을 좋아한다. 리더에게 비판은 일종의 삶의 자극제다”라고 말했다. 한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회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동안 국내 골프장들은 하나같이 명문이고, 하나같이 최상의 서비스를 다짐했으며, 하나같이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곳이라고 ‘오해’했다. 그 결과 일본 골프장의 버블경제 위기를 지켜보면서도 정작 국내 골프장의 불황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필요했던 부분은 나 자신에게 냉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은 가득 차면 이지러지고, 그릇에 물이 가득 차면 넘치는 법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다. 끝까지 올라간 용은 이제 내려갈 걱정을 해야 한다. 나를 향한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아직 국내 골프장들은 스스로 심취한 듯하다.
얼마 전 라운드를 한 골프장이 있다. 라운드가 끝나자 직원이 다가와서 골프장이 어땠느냐고 물었다. “아주 좋았다”고 답하자 “저희 골프장은 좀 더 비판적이고 지적하는 것을 바란다”는 말이 돌아왔다. 대부분 골프장은 칭찬을 좋아하는데, 비판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통해 시작된다”는 말이 생각났다. 모두가 만족할 때 비판과 지적을 통해 한발 더 나가려는 센테리움 골프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한 유명 식당 사장은 “칭찬하는 손님보다는, 침묵하는 손님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 침묵하는 손님 대부분은 재방문율이 떨어진다. 지적하고 비판하는 고객은 그만큼 애정이 있다. 국내 골프장도 칭찬보다 침묵하는, 그리고 비판하고 지적하는 골퍼가 ‘진객’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