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빼고 싶다”
中과 무역전쟁 카드 쓸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이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선이 한반도 바깥으로 후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외 세력 확장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전략이 한반도에서 미군의 영향력을 줄이는 대신, 중국으로부터 대중 무역 적자 축소 등 경제적 양보를 얻어 내는 ‘주고받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언젠가 그들(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고,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배치됐으며 북한 견제를 임무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경북 성주 주한미군 기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한 데서 드러났듯이 주한미군이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전초 기지라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태평양 사령부’ 명칭을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바꾸며 중국 견제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은 주한미군에 대한 중국의 불만을 달래는 대신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복합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 분위기상 향후 주한미군을 통한 중국 견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괌에 배치된 전략폭격기 등 해외 공군력은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지만, 육군 위주의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에 따른 한국 방어 기능이 훨씬 크다”며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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