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내기술로 만든 001A함
제작 과정서 뇌물 받은 듯
시진핑 ‘해양대군’에 오점


중국이 자체 기술로 처음 제작한 항공모함인 001A함 제작사의 경영진이 부패 혐의로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중국 및 홍콩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이날 중국 텅쉰왕(騰迅網) 등에 따르면 중국선박중공집단유한공사(중선중공)의 쑨보(孫波·56·사진) 부회장(총지배인)이 최근 당 규율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 구금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최고 감찰기구인 국가감찰위원회는 지난 16일 쑨 부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엄중 기율 위반 행위는 주로 부패 혐의를 말한다. 2016년 이 회사의 기율 담당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바 있어 이번 쑨 부회장의 부패 혐의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쑨 부회장은 1982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공학원 선박설계제조전문 본과를 졸업한 뒤 중선중공에 들어와 선박 제조 관련 업무를 해왔으며 2009년 다롄조선소 사장을 맡았다. 이어 2015년 후원밍(胡問鳴) 회장에 이어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에 따르면 쑨 부회장은 지난해 4월 001A함 진수식에 참여했으며 지난 11일 회사의 공식 행사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선중공이 제작한 001A함은 현재 시험운항 중이며 이 회사는 중국 최초 항공모함이자 유일하게 실전 운용 중인 랴오닝함 제작사이기도 하다. 쑨 부회장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한 안전을 추진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쑨 부회장의 부패 혐의 조사가 시 주석이 지난 9∼10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 후 칭다오 잠수함기지를 방문해 ‘해양대군’을 강조한 시점에 이뤄져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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