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검경수사권 조정에
“경찰이 수사 종결권 갖게되면
비리 눈감더라도 손쓸수 없어”
‘드루킹 사태’ 되풀이 우려도
檢 내부 반발 목소리 높아


문재인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 의지를 재확인한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 ‘드루킹 사건’처럼 경찰이 비리를 눈감아 주더라도 검찰이 손쓸 방법이 없다”는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와 같은 수사권 조정 방식에 대한 우려는 문무일(사진) 검찰총장이 직접 수차례에 걸쳐 표명한 바 있다.

문 총장은 18일 출근길 취재진에 “수사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적법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말로 정권 차원의 수사권 조정 강행 방침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을 담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논의되는 정부 기류에 반대를 재확인한 발언이다. 정부는 조만간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국회로 넘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수사권 조정 통보를 받은 직후인 15일 퇴근길에도 “국민이 문명국가의 시민으로 온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문 총장은 3월 국회 사법개혁제도특별위원회에서도 수사 지휘·종결·영장심사 권한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분명히했다. 문 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포함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청와대의 수사권 조정 의지에 대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은 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고려할 때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을 대원칙으로 하는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정부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핵심 반발논리는 경찰의 수사권 남용 및 인권침해, 수사오류 등이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이 무혐의로 송치한 사건이 검찰 조사 후 기소되는 경우가 매년 4만6000건 상당”이라며 “경찰은 드루킹 댓글 공작을 수사하면서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사실을 진작에 파악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 대비 규모가 큰 경찰이 검찰 지휘 없이 인지수사를 하면 인권 침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의 본질적 기능인 사법통제를 하지 말라는 것으로 사실상 검찰의 존재 이유까지 들어가는 문제”라며 “검찰 내부 반발 기류가 거세다”고 말했다.

정유진·이정우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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