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폰은 별도 앱 내려받아야
2G폰도 발송시간 30초 이상
2016년부터 생산 4G폰만 가능
어린이·노약자 지진 등 무방비


지진이 발생해도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4분의 1가량은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하거나 수신율 저조로 문자를 수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약 6460만 대의 휴대전화 가운데 1679만 대가 해당된다.

특히 재난문자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하는 휴대전화를 주로 어린이, 노약자 등 안전 취약계층이 쓰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와는 다르게 18일 오전 8시쯤 일본 서부 오사카(大阪)에서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국내 최대 규모(5.8)와 비슷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일본은 지진 발생 후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 서비스 시행 계획안’을 문화일보가 입수해 취재한 결과, 3G폰 사용자(1030만 대)는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3G폰에 재난문자 기능을 탑재하면 배터리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지적 때문에 기능을 아예 삭제했다”며 “관련 문자를 받으려면 안전디딤돌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앱을 내려받으려면 추가 비용(약 6000원)이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일본은 2011년 배터리 문제를 알고도 모든 휴대전화에 재난문자 수신이 가능하도록 조처했다.

기상청은 앞서 지난달 30일 ‘지진 재난문자 직접 알린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안전부와 이원화돼 있던 재난문자 전송 시스템을 일원화했다는 점을 홍보했다. 그러나 시스템 일원화에 초점을 맞췄을 뿐 재난문자를 받지 못하는 결함에 대해선 상세히 안내하지 않았다.

2G폰 사용자(226만대)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2G폰에 대한 재난문자는 여전히 기상청을 거쳐 행정안전부 시스템을 통해 전송된다. 이때 행안부가 재난문자를 발송한 상황에서 기상청이 재난문자를 발송하려면 30초 이상 기다려야 한다. 1초가 급한 지진에서 ‘골든 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

기상청이 설정한 ‘문자 알림 문구’도 문제다. 4G폰은 ‘지진 발생, 진동 멈춤 후 야외 대피’라는 문자가 발송되지만, 2G폰은 문자 용량 한계에 따라 ‘지진 발생, 야외 대피’라는 문자가 전송된다.

2G폰 사용자는 알림 내용에 따라 지진 발생 중 초동대처를 잘못해 오히려 야외로 이동, 화를 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2G 등 일반 휴대전화는 어린이(1∼3학년)와 노인층(65세 이상)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3∼10배 더 사용하고 있다.

기상청은 재난문자를 가장 확실히 수신하기 위해서는 2016년 1월 1일 이후 생산된 4G폰을 구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5년 이전에 제작된 4G폰(약 422만 대 추정)은 사용자가 위급재난(규모 6.0 이상 발생 시 휴대전화에 경고음 발생) 수신 알림을 임의로 해지할 수 있어 위급한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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