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외상값 시비 끝에 방화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외상값 시비 끝에 방화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명 사망·30명 부상 참변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외상값 시비를 벌이던 주민이 홧김에 불을 질러 3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방화범 이모(55) 씨를 붙잡아 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북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 50분쯤 군산시 장미동 한 창고형 단층 주점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5명은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25명도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주점 내부에 합성 소재로 된 소파가 많아 유독가스가 생긴 데다 비상통로도 좁아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던 게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불은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 50분쯤 모두 진화됐지만, 주점 내부 238㎡를 모두 태우고, 3500만 원의 피해(소방서 추산)를 냈다.

방화범으로 체포된 이 씨는 불을 지른 뒤 범행 장소에서 500m가량 떨어진 군산시 중동 선배 집에 숨어 있다가 이날 새벽 1시 30분쯤 경찰에 체포됐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외상값이 10만 원인데 20만 원을 달라고 해서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인근 선박에서 보관 중이던 휘발유를 가져와 주점 출입구 쪽에 뿌린 뒤 불을 붙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주점의 주요 출입구가 막혀 생존자들이 갇혔더라면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지만, 생존자들이 대부분 건물 뒤쪽으로 통하는 비상 쪽문으로 탈출, 그나마 대형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산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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