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캄보디아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던 노로돔 라나리드(74) 왕자(전 총리)가 17일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동승했던 부인 우크 팔라(39) 왕자비는 끝내 사망했다.

17일 캄보디아 프놈펜포스트(P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 캄보디아 시아누크주 4번 국도에서 라나리드 왕자와 팔라 왕자비 부부가 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왕자 부부는 사고 직후 즉각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팔라 왕자비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3시간 뒤 사망했다. 라나리드 왕자도 머리 쪽 손상이 심각해 수도 프놈펜의 병원으로 항공 이송됐다. 라나리드 왕자는 왼쪽 다리에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부상 정도는 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라나리드 왕자가 치료를 위해 이날 오전 1시쯤 태국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는 캄보디아 왕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마주 오던 토요타 하이랜더 택시 차량이 왕자 부부가 탄 BMW SUV 차량에 갑자기 달려들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택시가 다른 차를 추월하려다 중심을 잃고 왕자 부부가 탄 차를 향해 핸들을 꺾으며 사고가 발생했다”며 “차를 들이받을 당시 속도가 빨라 7명 모두 심각하게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라나리드 왕자 부부는 7월 총선을 앞두고 그가 속한 왕당파 푼신펙당 지지자들을 만나러 가던 중이었다. 라나리드 왕자와 팔라 왕자비는 이번 총선에 모두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택시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승객 등 5명도 크게 다쳤다.

라나리드 왕자는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의 차남으로 현 국왕인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이복형이기도 하다. 1993년 유엔 중재 총선에서 훈센 현 총리와 공동 총리직에 올랐으나 1997년 축출돼 외국으로 망명했다. 이듬해 귀국이 허용됐지만 총선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2008년 당 자금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18개월 징역형을 받고 다시 해외로 도피했다 사면받은 뒤 정계 은퇴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노로돔 라나리드당을 만들어 재기를 노렸으나 내부 갈등으로 2012년 재차 은퇴했다 2015년 다시 정계 복귀를 선언, 이후 푼신펙당을 이끌어왔다.

김현아 기자 kimhaha@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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