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1부, 특조단 문건 분석후
법원행정처 압수수색 가능성
영장 청구 않을땐 내부 갈등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수사할 검찰이 초반부터 난관을 토로하며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시작인 자료 확보와 관련, 검찰은 고발된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현직 대법관 등의 혐의 입증을 위해선 당시 법원행정처에 저장된 문서를 모두 열람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은 공개된 문건 이외 제출은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법원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게 되면, 양측 모두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당분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의 조사보고서와 보고서에 인용된 공개 문건들을 분석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대한 직권남용 등 혐의 입증을 위해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했던 모든 문건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임 전 차장을 비롯한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의 PC 및 법원행정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특조단의 조사보고서만으로 혐의 여부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증거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곧바로 대법원·법원행정처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고발이 아닌 수사 협조라는 우회로를 선택했고, 현직 대법관 13명이 대법원장의 사실상의 수사 의뢰에 강력하게 반발한 상황에서 법원행정처가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통째로 검찰에 제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검찰과 이를 판단해야 하는 법원 모두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경우엔 사상 최초로 사법부 압수수색이 현실화되고,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경우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검찰로서도 국민의 높은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1~2개월쯤 시간을 두고 차분히 참고인 조사 등을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한 것에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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