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두차례 20명씩 선정 배포
법적근거 미비… 효율성 떨어져


경찰의 종합 공개수배 제도가 시행된 지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급격하게 달라진 생활 양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7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종합 공개수배 제도는 매년 두 차례 상·하반기로 나눠 20명씩 수배자를 선정, 포스터 등을 통해 배포하는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19일 경찰청 공개수배위원회 등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중요지명피의자 종합 공개수배 대상자 역시 최근 20명이 선정됐다. 이 중에는 10년째 공개수배 중인 살인 사건 용의자도 포함돼 있다. 황주연(43·사진) 씨는 2009년 하반기부터 17차례 공개수배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황 씨는 2008년 6월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부근 대로변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전처를 살해하고, 함께 있던 남성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나 종적을 감췄다.

공개수배제도의 실적이 좋지 않은 데는 제도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개 수배한 총 142명(중복 제외) 중 77명이 체포됐고, 올해 상반기 공개수배자 20명 중 체포된 수배자는 없었다. 특히 공개수배 포스터 등 안내물은 기간 만료 후 전부 수거하도록 돼 있다. 종합 공개수배는 경찰청 훈령(지명수배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한 제도다. 이 규칙에 따르면 공개수배 게시물 등은 관리·감독이 가능해야 하고, 수배자를 검거하게 되면 이를 회수해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메신저 등을 주로 이용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보다, 포스터 배포를 통한 수배 방식이 유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찰은 ‘스마트 국민제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운영 중이지만 이용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권일용 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프로파일링) 팀장은 “공개수배 대상자가 20명이라 기억하기에 너무 많기도 하고, 포스터를 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수배자들은 장기간 도피생활에 익숙해져 평범한 사람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효과적으로 수배 제도가 운용돼야 다양한 제보를 받아 체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범죄자 인권 문제로 합리적인 논의나 정책이 시행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법률적 근거 조항을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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