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안도 교차하는 경제계

대상 기업 80%는 대책 없어
업무 특성상 IT·건설업 타격
고용부, 계도기간 설정 검토


20일 열린 고위당정청회의가 근로시간 단축 시행과 관련해 6개월 단속·처벌을 유예해 달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경제계는 다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하지만 유예 기간을 둔다고 근로시간 단축제 부작용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어서 근로시간 단축제 시행으로 인한 혼란과 경영상 곤란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종 특성상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

근로시간 단축은 형사처벌 사안이기 때문에 계도 기간을 설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던 고용노동부는 관계 부처와 계도 기간 설정 검토에 나섰다. 고용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기업 3700곳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인력을 충원한 기업은 150곳(4.05%), 인력을 채용할 계획을 가진 기업은 600곳(16.21%)에 불과했다. 근로시간 단축 대상 기업 5곳 중 4곳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은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때문에 계도 기간 설정이 없으면 근로시간 단축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사용자들이 자칫 범법자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기업인들은 지난 18일 김영주 고용부 장관과 만나 “근로시간 단축 관련 근로감독은 법 위반사항을 단속하기보다 사업주가 자율 시정할 수 있도록 계도 기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이 시행되는 시스템통합(SI) 작업은 시스템 오픈 직전에 일이 몰리는 경향이 많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야근이 불가피할 때가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다른 인력을 투입하면 ‘프로젝트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건설업 가운데에선 해외사업 부문이 근로시간 단축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지난 4월 현재 해외파견 국내 건설 근로자 수는 1만6543명으로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최소 20% 이상 추가 고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문제는 해외 발주국 중 상당수가 자국민 채용을 요구하며 국내 파견 근로자들의 비자를 내주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유회경·정진영·손기은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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