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주민 혈세로 물 쓰듯 쓰는 선거비용을 이제는 시대변화에 따라 개선해야 하고 선거운동도 바뀌어야 합니다. 조용한 선거, 깨끗한 선거, 돈 안 드는 선거를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3선 연임에 성공한 오규석(59·사진) 부산 기장군수의 선거비용이 화제다. 오 군수가 이번 선거비용으로 선관위에 보전을 신청한 금액은 3342만9250원. 법정선거비용(1억3300만 원)의 25.1%에 불과한 금액이다. 지난 2014년의 3570만 원(26.9%)보다 더 적어 기초단체장 후보 중 다시 전국최저액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공보물(7만2200장) 제작비 2177만 원과 벽보 260장, 명함 4만 장, 현수막 20장, 회계책임자 수당 등이 선거비용의 전부다. 그는 선거사무소, 운동원도 없이 부인, 장남과 함께 3명이 유세를 했다. 주민들에게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확성기도, 유세차도 없이 ‘발로 뛰는’ 선거 운동을 했다. 후보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지만 대다수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도 일절 보내지 않았다.
오 군수는 “주민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주요 사거리, 대형 시장을 돈 한 푼 안 드는 현장형 선거사무실로 사용해 오히려 효과적이었다”며 “주요 공약, 정책은 모두 공보물에 다 있는데 다시 확성기로 시끄럽게 떠들어 피해를 줄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돈 많이 드는 선거문화를 바꿔 보겠다는 ‘작은’ 노력에 대해 주민들이 박수와 격려를 보내줘 너무 고맙고 눈물겨웠다”고 말했다.
그는 도보로 민원 현장을 누비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오 군수는 “대통령 선거부터 각종 선거비용으로 천문학적인 혈세가 쓰이고 있는데 이제 이를 대폭 줄여 경제살리기 등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한다”며 “뽑아준 군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의사 출신인 오 군수는 새벽 5시면 현안사업이 있는 현장으로 출근하고, 일과 후에는 ‘365일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 야간 군수실’을 운영해 주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