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진행 중인 2022학년도 대입(大入)제도 개편의 ‘공론(公論) 결정’ 방식에 대해, 공론조사 창시자조차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공론조사를 1988년에 고안한 세계적 권위자 제임스 피시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방한 중의 인터뷰에서 “대입은 대학 자율에 맡길 수도 있는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론화로 결정된 정책의 타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20일 보도됐다. ‘지난해 신고리 원전(原電) 5,6호기 공사 재개의 찬·반과 달리, 여러 변수를 조합한 시나리오 중에 선택하는 대입은 개별 사안에 대한 시민 입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도 부연했다.

그의 말대로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프랑스식 교육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영·미식 교육 등 국가가 지향할 교육철학에 대해선 공론조사를 통한 선택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입 제도를 입시·교육 비(非)전문가들의 인기투표 식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반(反)교육일 뿐이다. 피시킨 교수가 “나라면 미국 대입 시험인 SAT 평가 방식을 공론조사에 부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공론화위원회가 교육부의 하청·재하청에 따라 공론화 의제를 20일 선정·발표했으나, 지금이라도 ‘공론 결정’ 방식을 중단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위주와 수능 위주 전형 비율, 수능 상대평가 유지 또는 절대평가 전환,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 여부 등을 4가지로 조합한 방안을 두고, 입시·교육 비전문가 400명의 인기투표 식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 교육부부터 책임감을 갖고 발상을 전환, 대학 자율을 대폭 확대하며 교육 경쟁력을 키울 대입 개편안을 직접 만들어 내놓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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