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관세 공동대응 움직임
다른 현안서는 상호 충돌도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적인 ‘관세폭탄’ 정책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이 유럽산 및 중국산 자동차와 철강 등 제조업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중국과 EU 간 연대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과 EU 사이에도 투자 확대 등을 놓고 적지 않은 갈등을 노정하고 있다.

25일 중국 신화(新華)통신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EU, 캐나다, 일본, 멕시코 등 전방위적으로 무역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EU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제7차 고위급 경제·무역대화를 열어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류허(劉鶴) 경제 부총리가 나서고, EU에서는 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위르키 카타이넨이 참석해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한 양측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EU가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EU는 각각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동등한 규모와 범위로 맞서겠다는 ‘동등 보복 관세’ 입장을 분명히 하고 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6일 미국 정부가 다음 달 6일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일부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 역시 곧바로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중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자 중국 역시 ‘양적·질적 동등 대응’이라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EU 또한 미국의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부과되자 지난 22일부터 모두 28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어 EU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에 대해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EU 역시 동등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EU가 미국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연대를 모색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EU와 중국도 최근 각종 현안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EU는 중국이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면서 유럽 일부 국가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유럽 블록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대외 개방을 강조하면서도 EU 첨단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EU가 갈수록 중국 기업들의 유럽 투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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