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6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당시 환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 중인 한 요양보호사가 입원한 병원에서 침상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6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당시 환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 중인 한 요양보호사가 입원한 병원에서 침상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험사기 만연한 요양병원 (下)

최근 요양병원수 증가 발맞춰
정부,불법 의심 병원 조사 실시
허위 진단·입원확인서 작성뒤
보험금 부당청구 사례 등 적발

엉터리 처방 등 환자 안전 위협
급증하는 요양병원 진료비 싸고
보험사 - 환자 간 갈등 번지기도


일부 요양병원의 보험 사기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것과 관련, 비의료인이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차리고 거꾸로 의사를 고용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다수 사무장 병원이 장기입원 유도, 고액 비급여 의약 처방, 저비용의 비전문·고령 의사 채용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만큼 환자의 건강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려는 문재인 정부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안전 문제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지난 2015년엔 불법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무장병원 105곳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의료기관을 이중 개설한 병원(31곳), 떠돌이 의사를 고용해 수시로 개원 및 폐원하는 병원(35곳), 고령 의사 등의 명의를 대여한 병원(28곳), 요양병원 운영 형태를 악용한 병원(21곳) 등이 단속 대상이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요양병원이 급증한 점을 고려했을 때 떠돌이 의사와 고령 의사 등을 고용한 요양병원들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비의료인인 A 씨는 70세 이상의 고령 의사 5명을 고용해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인근 종합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환자를 유치해 허위진단서 및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건강보험 요양급여 및 민영보험금을 편취하다 적발됐다.

2014년에도 인천 남부경찰서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면서 허위 환자를 입원시키는 수법으로 요양급여 및 건강보험료 등으로 31억4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총 91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무장 요양병원은 조직폭력 단체와 연계된 경우가 많다”면서 “엉터리 처방, 화재 등 안전 문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6년 상급 종합병원 진료비는 10년 전에 비해 163.8%, 의원급 병원은 73.3% 증가한 반면, 요양병원은 37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치료가 필요 없는 요양병원 환자가 3년 새 35% 급증했고, 요양병원의 무분별한 입원이 건강보험재정의 불필요한 지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가짜 입원환자 의심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 병원급 20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부당 청구가 확인되는 곳에 대해선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업무정지 처분 또는 과징금 처분을 부과하게 된다.

최근 불법 요양병원 문제는 민간 보험사와 암 환자 간 갈등이 생기며 더 부각된 모습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일반 병원 이외의 요양시설이 필요한 암 환자들의 수요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요양병원 진료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보험사의 현실적인 한계가 서로 충돌하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복지시스템 부재 속에서 정부와 민간의 재정은 요양병원들이 흡수하고, 엉뚱하게 암 환자와 보험사가 다투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암 환자의 현실도 이해된다”며 “그렇다고 민간 보험사에 그 책임을 무작정 떠넘길 수도 없어 고민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암 환자와 노인에 대한 돌봄서비스는 서구 선진 복지국가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떠안아야 할 의무”라며 “공공 요양병원·요양서비스 설립 등을 확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은 “정부가 의료적 치료와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상호 연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 요양병원에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치료종료환자는 요양시설로 전원시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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