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 타지 말라” 타이르면
부모가 “왜 못타게하나” 따져
쇼핑몰을 비롯한 박물관, 병원, 공연장, 카페 등 실내 공공장소에서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쇼핑몰. 불과 20분 만에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 2명을 찾을 수 있었다. 킥보드를 타고 속력을 내던 한 아이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유모차와 부딪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오던 정모(여·34) 씨는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아이 엄마가 ‘실내에서 킥보드를 타지 말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천천히 타야지’라고 말한 게 더 황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킥보드를 탄 채로 이동하면서 장난감에 정신을 뺏긴 아이를 피하느라 다른 사람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시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아이를 쳐다봤지만, 아이 엄마는 킥보드 타는 아이 뒤를 말없이 따라갈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도 실내에서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부들이 주된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는 “둘째 아이 임신했을 때 킥보드 타는 아이랑 배가 부딪쳐서 조기 진통이 왔던 기억이 난다” “실내에서 몇 번이나 킥보드 타는 아이를 피하려다가 우리 집 아이가 넘어졌다” “공원이나 밖에서 타게 하면 되지 도대체 왜 실내에서 타도록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를 내버려 두는 부모들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박물관에 갔을 때 거기서도 킥보드를 타고 쌩쌩 달리고 있었는데 부모는 제지도 안 하더라” “킥보드를 실내에서 타면 안 된다고 말하자 왜 못 타게 하냐며 따지는 부모도 봤다” “사람이 많은 쇼핑몰에서 킥보드를 타고 속력을 내지 못하는 아이를 직접 끌어주는 부모들도 있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문제니 만큼 부모들에게만 아이들을 잘 단속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쇼핑몰 등에서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킥보드 타는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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