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의 장인을 선발하는 기능장 실기시험에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이용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실기시험장에 반입이 허용된 노트북에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놓고 정답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행위에는 실기 학원 원장과 인터넷 카페 운영자뿐 아니라 시험 관리·감독위원과 출제 위원 등이 대거 연루됐다. 시험 출제 위원이 사전에 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학원장이 시험 감독 위원에 선정되는 등 시험 관리가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6일 지난해 9월 치러진 제62회 전기기능장 실기시험(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모두 74명을 검거해 시험장 관리위원 A(61) 씨와 모 전기학원 원장 B(56) 씨, 인터넷 카페 운영자 C(46)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출제·감독 위원 D(56)·E(46) 씨 등 12명과 수험생 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시험 감독위원들이 수험생에게 나눠주고 남은 전기회로도 작성 관련 시험지를 몰래 빼내 복사한 뒤 B 씨에게 3차례에 걸쳐 팩스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전달받은 시험지를 C 씨에게 줬으며, C 씨는 미리 개설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7분여 만에 정답을 게시, 수험생 59명이 실기시험을 위해 반입한 노트북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답안을 작성토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기능장 실기시험에는 노트북이 필요하며 이를 개인이 지참하도록 하지만, 인터넷 연결은 차단한다”면서 “하지만 이들 수험생은 몰래 가져간 휴대전화로 와이파이를 켠 뒤 노트북 카카오톡 대화방을 보면서 답안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출제 위원인 D 씨는 자신이 출제한 시험 문제를 학원 수강생들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학원장인 E 씨는 시험주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속이고 시험장 감독위원으로 선정됐으며 자신의 학원생에게 시험 문제를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기기능장 실기시험 평균 합격률은 18%에 불과하지만, E 씨의 학원 원생은 15명이 응시해 14명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무선인터넷 차단을 위한 새로운 부정방지시스템을 구축하고 문제유출우려가 있는 종목은 문제은행식 출제에서 합숙연금 출제로 변경하는 등 국가자격시험의 공신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