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분석
분노·우울증에 신체이상 고통


‘김치녀’ ‘된장녀’‘오피스 우먼’ ‘개념녀’ 등 여성혐오표현이 당하는 여성에게 단기적으로는 분노·우울함, 장기적으로 신체 증상을 동반한 트라우마와 두려움을 초래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우선 인터넷 개인방송 등 1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남녀평등 인지적 관점을 담은 편집, 방송, 콘텐츠 부문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적용하는 한편, 일상 속 성차별적 언어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지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성시대’ ‘쭉빵 카페’ ‘대나무 숲’ 등 2030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8개 온라인 사이트와 직접 대면을 통해 여성혐오표현 피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를 27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조사를 통해 상당한 숫자의 여성혐오표현에 관한 피해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진짜 화나, 환멸 덩어리’ 등 직접적·감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 불쾌하거나 불편한데도 맞대응하기 힘들고 알고도 대응방법을 알지 못한 경우였다. 또 여성혐오표현을 접하고 트라우마를 겪은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폭력을 행사한 경우, 지속해서 접하다 보니 내성이 생겨 무감각해지거나 피해를 본 후 어떤 적극적 조치도 하지 않는 포기형 등 다양했다. 예컨대, 남자친구한테 심한 언어적 폭력과 혐오표현을 듣고 헤어진 후 “위염이 생기고 난리도 아니다” “손 떨린다, 진짜 서러워 숨도 못 쉬겠어” 등 물리적 폭력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인 신체적 반응·상해를 보이거나 “하나씩 대꾸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 이상한 X이 되어 있더라”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본인을 지목해 죽이고 싶다는 익명게시판의 글을 보고 충격을 받은 예도 있었다.

윤 부연구위원은 “일상화, 대중화된 여성혐오표현은 개인, 사회에 대한 신뢰의 와해로 이어진다”며 “여성혐오표현에 대한 노출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이성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신뢰를 쌓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우리 사회도 여성혐오표현의 특수성을 반영해 이를 방지할 사회적 규제의 강화와 법적 규제의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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