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방식으로 재배하는 참외는 4월 하순∼5월 초순에 노지에 씨를 뿌려 7∼8월에 거둔다. 우리 조상은 참외가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고 여겼다. 풍작을 기원하며 여름에 참외제를 지내기도 했다.
아삭한 맛의 참외와 단맛의 멜론은 식물학적으로 같은 작물이다. 참외는 동양 멜론의 한 종류다. 영명(英名)이 ‘오리엔탈 멜론’(Oriental melon)이다. 멜론의 기원은 아프리카로 추정된다. 멜론과 참외는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지역에서 분가(分家)했다. 유럽지역으로 전해진 것이 현재 서양 멜론이다. 서양 멜론은 머스크멜론·캔털루프·카사바 등으로 다시 나뉘었다. 아시아에선 참외같이 아삭한 맛 멜론이 인기를 끌었다.
참외와 멜론은 모두 열매를 먹는 채소다. 열매를 먹는 채소를 과채류(果菜類)라고 한다. 참외는 과채류 중에서도 오이·호박·수박과 같은 종류인 박과식물이다. 다른 과채류와 달리 단맛과 청아한 향이 강한 것이 돋보인다. 참외는 한국·중국·일본인 모두가 즐겼으나 현재는 거의 우리나라에서만 재배된다. 참외의 영문 표기를 ‘oriental melon’에서 ‘Korean melon’(chamoe)으로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참외는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에서 들어왔고, 통일신라 시대엔 재배가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동역사’ ‘고려사’ 등 고문헌에 외(瓜)·첨과(甛瓜)·참외(眞瓜) 등 참외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조선 시대 실학자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엔 참외의 종류와 재배 방법이 소개돼 있다. 고려·조선 시대에 참외는 문화예술의 소재로도 이용됐다. 청자모란국화무늬참외모양꽃병 등 고려청자, 조선 시대 미술품 등에 참외에 그려져 있다.
과거 한반도에선 개구리·열골·감·강서 등 다양한 재래종 참외가 재배됐다. 이들은 오이보다 살짝 달면서 녹색 껍질을 가졌다. 재래 참외의 대표 격인 충남 성환의 개구리참외는 녹색 껍질에 얼룩덜룩한 개구리 무늬가 특징이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을 중심으로 재배된 열골참외는 황색이 도는 녹색 참외다. 짙은 녹색골이 10개 있다 하여 열골이란 이름이 붙었다.
1950년대 말 일본에서 은천참외란 신품종이 들어왔다.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를 가진 은천참외는 국내 참외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이후 금싸라기 같은 국산 개량 참외가 나왔다. 요즘은 경북 성주가 유명 참외 산지다. 성주 참외는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도 수출된다.
참외의 대표 웰빙 성분은 껍질 아래에 많이 함유된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이다. 이 성분은 항암·항산화 효과가 있고 간 해독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르비타신은 쓴맛 성분이다. 덜 익은 참외·멜론·오이에서 쓴맛이 나는 것은 바로 이 성분 때문이다. 쿠쿠르비타신은 식물의 살충 성분으로 상당한 독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참외에 풍부한 펙틴과 가바(GABA·신경전달물질)도 건강에 이롭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GABA는 혈압을 내리고, 혈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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