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마다 신기한 어린애의
눈빛으로도 모자라는
기쁨의 광채, 경이의 폭죽이다가,
연초록 잎사귀의 청춘이
물불 안 가리듯 이 바람 저 바람에
나부껴
가지에 앉은 새들의
다리들도 간질이다가,
여름 해 아래 검푸르게 무성할 때는
루주도 한번 짙게 발라보는
사십대 후반의 여자이다가,
벌써 가을인가, 잎 지자
넘치던 여름잠에서 깨어
가을바람과 함께 깨어
말없는 시간과 함께 깨어
제 속에서 눈뜨는 나무들
눈 덮인 산의 겨울나무여
환히 보이는 가난한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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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39년 서울 출생.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사물의 꿈’ ‘갈증이며 샘물인’ ‘그림자에 불타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시선집 ‘고통의 축제’ ‘이슬’ 등 출간. 한국문학작가상, 이산문학상, 미당문학상, 파블로 네루다 메달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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