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5곳 일괄사표 받기로
인천·경기·울산도 교체 전망
“전문성 없는 임명 구태 재연”


민선 7기 출범을 앞두고 지방 공직사회에 이어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장(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및 임직원의 대규모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부산, 인천, 울산, 경기, 경남 등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단체장이 바뀐 곳은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산하기관의 경우 자치단체장이 측근이나 선거승리를 도운 인사를 임명하는 정실·보은 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공직사회보다 더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산하 기관장 및 임원의 임기보장 문제와 전문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3년 만에 지방 정권이 민주당으로 교체된 부산시는 25개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임원 46명에 대해 남은 임기 기간에 상관없이 28일까지 일괄사표를 받기로 했다. 시는 일괄 사표를 받은 뒤 유임이나 사퇴 등 선별 수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시장 때 임명된 기관장 중 상당수는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부산시 산하 기관의 한 관계자는 “시에서는 자진 제출 형태로 사표를 받는다고 하지만 시장과 시의회 등 지방권력이 다 바뀌면서 전임 시장 때 임명된 사람들은 자진 사퇴하라는 뜻”이라며 “회사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전임 시장 때 임명된 16개 공공기관과 9개 특수목적법인(SPC)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 중 가장 높은 득표율(57.7%)로 당선된 만큼 큰 폭의 보은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기관장 상당수는 이미 당선인 측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도 16년 만에 단체장이 민주당으로 바뀌면서 24개 공공기관장의 대거 교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이 대대적인 혁신을 천명한 만큼, 산하 기관장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은 조기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당선인이 “(야당과의) 연정은 필요 없다”고 밝혀 보수 성향의 기관장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시장이 처음 탄생한 울산의 경우 모두 9개 산하 기관이 있다. 이 중 연내에 임기가 끝나는 3명뿐 아니라 16개월에서 최대 33개월까지 임기가 남은 6명의 기관장도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일부 전문가가 영입되긴 했지만 산하기관은 여전히 단체장의 전리품으로 여겨져 정실·보은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새 단체장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능력과 전문성을 따지지 않고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까지 교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구태를 재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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