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외 선생이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대학생들에게 접근해 포교 활동을 하는 사이비 종교단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학생 박모(25) 씨는 과외 모집 글이 올라오는 사이트에서 수학 과외 선생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면접을 봤다. 면접 자리에는 과외를 하게 될 학생의 누나라는 사람 외에도 다른 과목을 가르치기 위해 면접을 보러 온 여성이 함께 있었다. 면접 후 같이 면접을 본 여성은 자신을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하면서 논문에 필요한 심리검사를 부탁했다. 박 씨는 심리검사에 응했고 며칠이 지나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 후 함께 면접을 봤던 여성은 심리검사 결과 박 씨의 심리 유형이 전국 3% 안에 든다며 만날 것을 제안해왔다. 박 씨는 꺼림칙한 느낌에 주변에 상황을 말했고, 종교단체의 포교 활동이라는 걸 알게 됐다. 박 씨는 28일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용돈을 벌고자 하는 대학생을 속여 면접까지 보게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대나무 숲(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과외 면접 볼 때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박 씨가 겪은 일과 매우 비슷한 내용이 적혀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한 네티즌들도 포교 활동에 속아 헛고생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끈질기게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학 내 붙은 단기 아르바이트 모집 전단이 종교단체의 포교 활동이었던 사례도 있다. 피해자는 심리상담사들이 모의 체험단을 모집한다는 내용과 함께 높은 시급을 제시한 전단을 보고 면접을 봤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단체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로 대학생이 포교 활동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대학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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