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전 끝 폴란드에 0-1 패배
세네갈과 1승1무1패 기록
골득실·다득점 등 모두같아
日, 옐로카드 적게 받아 행운
아시아 첫 16강 3회 진출
BBC “가장 황당한 경기” 비난
日감독 “불가피한 전략이었다”
일본이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3회 월드컵 16강전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은 29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끝난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일본은 같은 시간 사마라 아레나에서 진행된 또 다른 H조 최종전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1-0으로 꺾으면서 조 2위가 됐다.
일본과 세네갈은 1승 1무 1패, 승점 4로 동률이 됐다. 승점이 같으면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 그리고 페어플레이 점수를 따진다.
그런데 일본과 세네갈은 골득실(0)과 다득점(4골)마저 같고 맞대결에선 2-2로 비겨 승자승을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페어플레이 점수에 의해 희비가 갈렸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옐로카드(경고)와 레드카드(퇴장)를 받은 숫자를 합산해 산출한다. 옐로카드 1장에 -1점이며, 옐로카드 누적에 따른 퇴장은 -3점이다. 경고 누적 없이 퇴장당하면 -4점, 옐로카드를 받은 뒤 레드카드를 받으면 -5점이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옐로카드 4장(콜롬비아전 1장, 세네갈전 2장, 폴란드전 1장)을 받아 -4점. 세네갈은 옐로카드 6장(폴란드전 2장, 일본전 3장, 콜롬비아전 1장)을 받아 -6점.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세네갈에 2점 앞서 2002 한·일월드컵,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 이어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16강 무대를 3번째 밟게 됐다.
일본의 16강 진출은 쉽지 않았다. 일본은 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폴란드의 얀 베드나레크(사우샘프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세네갈이 콜롬비아와 0-0으로 대등하게 맞서고 있었고, 일본은 탈락 위기로 몰렸다.
하지만 후반 38분쯤 콜롬비아가 득점을 올려 1-0으로 앞선다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때부터 일본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10여 분간 공을 빙빙 돌렸다. 공을 잡은 뒤 전진하지 않았다. 비겨도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승부를 포기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일본에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경기가 종료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일본이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올랐기에 졸전은 더욱 부각됐다.
영국 방송 BBC는 ‘최악의 졸전’이라고 꼬집었다. BBC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가장 황당한 경기가 연출됐다”며 “특히 종료 직전이 그렇다”고 전했다. BBC는 “옐로카드가 적다는 이유로 16강에 오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경기가 바로 그 이유”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도 일본대표팀의 태도를 지적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 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일본의 공 돌리기는 페어플레이 점수를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며 “하지만 온라인에선 ‘이것이 페어플레이인가’라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3차전 직후 “16강 진출을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니시노 감독은 또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주장인) 하세베 마코토에게 ‘이대로 경기를 끝내라는 지시를 선수들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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