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지나친 비난에 시달리던 23세 젊은 스트라이커가 이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이란대표팀의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사진)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더는 국가대표로 활약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1995년생인 아즈문의 전격 은퇴는 이란팬들의 과도한 욕설과 비난 때문. 아즈문은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께서 러시아월드컵 전 호전돼 기뻤는데, 일부 팬이 러시아월드컵에서 나와 동료들을 모욕했다”며 “이 소식을 접한 어머니의 상태가 다시 나빠졌다”고 밝혔다. 아즈문은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나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대표팀 대신 어머니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즈문은 2014년 19세에 국가대표에 발탁돼 A매치 36경기에서 23골을 넣은 이란의 간판 골잡이다. 특히 2014년 11월 친선경기와 2016년 10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을 뽑아냈다. 2013년엔 러시아리그의 명문 구단인 루빈 카잔에 진출했다.

아즈문은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에선 최악의 부진으로 이란팬들의 ‘욕받이’로 전락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단 1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스페인과의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선 수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고 이란이 0-1로 패하자 그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이란은 1승 1무 1패(승점 4)로 3위에 그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아즈문은 “국가를 대표하는 건 영광”이라면서도 “그동안 (비난 탓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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